한 두 달 전 즈음에 제 아들에게서 메세지가 왔습니다. 꼭 사고 싶은 게임이 있는데 며칠 동안만 20불에 팔기 때문에 반드시 사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들이 조를 경우에는 결국에는 사주게 되지만, 일단 처음에는 거절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래서 그 때에도 일단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얼마나 급했는지 저에게 제안을 했습니다. 이번에 게임을 사주면 크리스마스 선물과 생일 선물을 해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제 아들의 생일과 크리스마스는 몇일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그래도 그 때에는 조금 값 나가는 선물을 사주는 편입니다. 그래서 제가 아들에게 신중하게 잘 생각하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바로 앞에 보이는 욕심 때문에 크리스마스와 생일 선물을 포기한다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너무 어리석은 짓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아들은 20불짜리 게임을 꼭 사야 한다며 저와 약속을 했습니다. 저는 메세지를 복사해두고는,나중에 다른 소리 하지 말라고 하고 게임을 사주었습니다. 이제 크리스마스와 본인의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동생들은 받고 싶은 선물 리스트를 말하느라고 정신이 없는데, 아들은 이제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미리 받은 20불짜리 게임 때문에 아무 것도 받지 못하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자기도 선물을 사달라고 조르다가, 이제는 아부하는 것으로 방법을 바꾸었습니다. 당분간 크리스마스 때까지는 아주 좋은 아들로 있을 것 같습니다. 멀리 보는 습관을 키워야 합니다. 바로 앞에 보이는 이익 보다는 멀리 있는 복을 바라보며, 바로 앞에 있는 것을 포기할 줄 알아야 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영원한 하늘나라에서의 영광을 위해 세상에서의 잠시 뿐인 재미는 버릴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약속을 한 것이기 때문에 정말 안 사주고 싶은데, 자꾸 마음이 약해집니다.분명한 교훈을 주기 위해서 안 사주고 싶지만, 실망한 아들의 얼굴을 보면 그럴 수가 없습니다. 잘 한 것도 없는데… 선물을 안해줘야 하는 이유를 대라면,선물을 해줘야 하는 이유보다도 훨씬 많은데도 불구하고 선물을 사주겠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부모의 마음인가 봅니다.아이들은 이 마음을 알까요? 하나님은 우리를 그렇게 사랑해 주십니다.사랑 받을 만한 가치가 하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우리를 향한 사랑은 변함이 없습니다. 우리의 공로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 때문입니다.성탄절을 며칠 남겨두고 있습니다. 선물을 주고 받고,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는 동안, 우리를 바라보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은‘저들은 알까?’ 이런 마음이시지 않을까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깨닫는 성탄절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박현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