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지난 주간 별 일 없으셨는지요? 요 몇 주간 시카고가 너무 추웠습니다. 특히 지난 수요일과 목요일은 기록적인 한파였습니다.알아보니, 화씨로 영하 23도까지 기록했던 수요일은 시카고 역사상 5번째로 추운 날씨였고, 최저 화씨 영하 21도를 기록한 목요일은 시카고 역사상 10번째로 추운 날씨였다고 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시카고에서 북쪽으로 약 1시간 정도 떨어진 Rockford에서는 최저 화씨 영하 31도를 기록하며 역사상 가장 추운 날이 되었다고 합니다. 교회도 문을 닫고, 학교도 모두 문을 닫았으며, 은헁과 우체국도 문을 닫았습니다. 경찰서까지도 행정 업무는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뜻하지 않은 방학(?)을 얻은 아이들은 즐거웠지만, 어른들에게는 혹시 추운 날씨로 인해서 집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운 날들을 보내셨을 것입니다. 공부는 안 하고 이틀 연속 놀기만 하는 아이들이 밉기도 했던 것은 물론이고요!

그래도 저는 이런 날씨를 기다렸습니다. 물론 이런 날씨가 계속된다면 문제이지만 하루 이틀 이 정도로 추운 것이 시카고 답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시카고”하면 겨울에 눈이 많이 오고 칼 바람이 부는 것이 특징입니다. 시카고의 겨울은 추워야 제 맛입니다. 그렇지만 눈이 그렇게 많이 오는데도, 그 다음 날 아침이면 길 가의 눈을 깨끗하게 치워주는 것이 시카고의 자랑이고,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가고 일을 간다는 것이 ‘시카고 사는 사람들은 강하다’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입니다.캘리포니아나 저 남쪽에서는 50도만 되어도 춥다고 겨울 파카를 꺼내어 입는다는데,시카고는 4,50도만 되어도 활동하기 너무 좋다는 것이 시카고의 자랑이라고 생각합니다.그런데 지난 몇 년은 시카고 답지 않았습니다. 눈도 많이 안 오고,날씨도 그리 춥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올해 기록적 한파를 맞이하니, ‘역시 시카고는 이래야 시카고지!’ 이런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고난이 없이 형통한 삶이 그리스도인의 삶이 아니라, 고난을 이겨내는 삶이 그리스도인의 삶입니다. 고난을 통하여 우리는 강해지고, 고난을 통하여 우리는 더욱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하게 되며, 고난을 통하여 우리는 주님과 더욱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예전에 본 어느 영화에서 자신과 싸우려는 적들을 향해서 “들어와! 들어와!” 하며 자신 있어 하던 장면이 생각납니다.아직 겨울이 끝난 것이 아니니 또 추워질 수 있겠죠? 그렇지만 제 마음은 “들어와! 들어와!” 이렇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에 있을 고난 역시 “들어와! 들어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십자가를 이기신 우리 주님이 우리와 함께 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박현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