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4월의 첫주일인 4월 1일이 부활절이니까, 이제 딱 한달 남았습니다. 그래서, 교회력으로 하면 지금은 “사순절” 기간입니다. 사순절은 부활주일 전 40일을 의미하는데, 주일을 제외한 40일이기 때문에 2월 18일부터 3월31일까지가 사순절 기간입니다. 교회들마다 이 사순절 기간에는 금식을 한다든지, 혹은 주를 위해서 자신들이 즐기던 것들을 하나 이상씩 포기하여 그리스도의 고난을 기리는 운동들을 하기도 합니다. 아마 주변에서 여러 모양으로 사순절을 지키는 사람들을 보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희 개혁주의 교회에서는 사순절을 지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사순절은 성경에 기초한 것이 아니며, 로마교회가 지켜오던 전통을 그대로 지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일시적으로 금하는 것으로 동참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은, 내 안에 여전히 남아있는 죄된 성품을 끊어내는 아픔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일시적인 제한이 아니라, 영원히 끊어내야할 죄성을 찾는 것이 옳습니다. 또한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우리가 당하는 부당한 이익과 핍박을 참고 견녀내어, 십자가를 지신 그리스도의 사랑을 몸소 보여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육체를 조금 괴롭게 함으로 사순절을 지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내가 뭔가를 했다는 것이 자신의 공로가 되고, 그로 인한 하나님의 보상을 요구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어, 우리의 신앙에 해가 된다고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은 사순절 기간 뿐 아니라, 우리의 전 생애를 걸쳐 행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다가오는 부활절을 그냥 지나쳐버릴 수는 없습니다. 아마도 이 글을 읽기 전에는 부활절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심으로 우리의 죄 값을 대신하시고, 우리로 죄에 대하여 죽고, 의에 대하여 다시 살도록 하신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을 우리가 어찌 아무런 의미없이 지낼 수 있겠습니까? 사실 우리에게는 매 주일이 부활절입니다. 주일은 주님이 부활하신 날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럼에도 특별히 하루를 정하여 부활절로 지키는 것은, 우리를 위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특별히 기억하고자 하는 노력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가오는 부활절을 생각하며, 그냥 지나쳐버리는 날이 되지 않고, 뜻 깊은 날이 되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하나님이 나를 위해 그 크신 희생을 치르셨는데, 우리는 무엇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찬양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의 그 무엇도 하나님의 은혜를 갚기에는 물론 충분하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우리의 진실한 마음을 담아, 이 부활절을 기념해야 하겠습니다. 사순절을 지키는 것처럼 어떤 행위를 하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우리의 상한 심령을 드리고,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내 몸에 채우겠다는 결단을 드리고, 그리스도의 거룩을 닮고자 하는 진실함을 하나님께 드리면 좋겠습니다. 항상 받는 것에만 신경쓰던 우리지만, 이제는 하나님께 무엇을 드릴 것인가 생각하고 준비하여, 하나님 앞에 진실을 담은 최고의 예배를 드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내 어찌 그 은혜에 보답할지 고민해봅시다.

박현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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