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겠지만, 지난 한달 간 정신이 없었습니다. 미시간으로 노회를 다녀오고, 장례를 치르고, 고난 주간을 지내면서 부활절 준비를 하고, 또 장례를 치르고, 어린이 주일을 지내고,장례 뒷처리를 하고, 정말 정신이 없는 한달을 보냈습니다. 노회 다녀온 지 한달이 넘었기 때문에, 속히 노회록을 정리하여 목사님들께 보내드려야 하는데,아직까지 파일을 열어보지도 못했습니다. 이제나저제나 집 나간 정신은 돌아오기는 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정신이 없는 가운데도 해야할 일들을 해나가게 하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그런데, 정신이 없다 보니 부작용이 한 가지 생겼습니다. Bill을 제때에 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종이를 절약한다고 우편으로 Bill을 받지 않기 때문에 돈을 지불해야할 때를 제 달력에 적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정신이 없다 보니 돈을 지불해야할 때를 놓친 것이 몇 군데 있었습니다. 신용카드도 몇 개만 사용해야 하는데,잘 사용하지 않는 신용카드를 할인해준다는 감언이설에 넘어가서 사용하고는 지불해야 하는 때를 놓쳤습니다. 결국Late Fee를 지불해야 했는데 신용카드 사용으로 인해 받은 할인 액수의 수십 배가 되는 액수를 지불해야 했습니다. Late Fee는 돈을 빼앗기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아주 나쁩니다.

그런데 우리의 인생에도Late Fee가 있습니다. 해야할 일을 제때 감당하지 못하면, 재정적인 손해를 넘어서 큰 고통을 겪게 되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성경에 나온 열 처녀의 비유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신랑이 오기를 기다리던 열 처녀가 있었는데, 슬기로운 다섯 처녀는 등불의 기름을 충분히 준비하고 있었지만,어리석은 다섯 처녀는 등불의 기름을 충분히 준비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뒤늦게 등불의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오게 되었고, 결국 어리석은 다섯 처녀는 혼인 잔치에 참여할 수 없게 되었다는 비유의 말씀입니다. 혼인잔치 쯤이야 안 가면 그만이겠지만, 이는 천국 잔치에 관한 비유입니다. 마지막 날이 언제가 될지 알지 못하는데, 잘 준비하지 않는다면 영원히 슬피 울며 이를 가는 안타까운 인생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다시 오시는 날, 잔치에 늦지 않도록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지 마음에 생각하시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오늘은 어머니 날입니다. 저에게는 어머니 없이 맞이하는 첫 번째 어머니 날이 되었습니다. ‘조금 있다가 해드리자! 나중에 해드리자!’했던 것들이 평생의 후회로 남을 것입니다. 제가 남은 생애 동안 지불해야 하는 지독한Late Fee가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Late Fee를 지불하는 일이 없도록 합시다. Happy Mother’s Day!

박현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