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저희 집 둘째인 딸 아이가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를 한장 가지고 왔습니다. 같은 반 남자 아이의 엄마 전화번호인데, 학교가 끝나고 Play Date을 하기 위해서 엄마들끼리 전화하여 서로 날짜를 잡으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하는 말이, 그 남자 아이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기도 마음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날은 그 남자 아이가 써준 편지를 여러 장 받아가지고 왔습니다. 하트도 그려져 있고, 좋아하는 마음을 나름 표현한 편지들이었습니다. 애들 노는 것이 귀엽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고 생각했는데, 전화번호가 시카고 번호가 아닌 타주 전화번호였습니다. 그래서 확인해보니 “유타주”의 번호였습니다. 아이가 유타에서 이사를 온 아이였는데, 알고보니 그 아이의 아빠가 몰몬교회의 목사였습니다. 일전에 어떤 아이가 생일 잔치를 한다고 초대를 받은 적이 있는데, 장소를 알아보니 몰몬교 교회였습니다. 그날 다른 일도 있고, 또 몰몬교회에 생일잔치라고 보내는 것도 좀 그렇고 해서 참석하지 않았는데, 그 아이가 바로 그 아이였습니다. 아직 한참 어린 나이이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난감했습니다. 그 친구가 자꾸 자기 교회에 놀러오라고 한답니다. 안 된다고 이야기하지만, 아직 어려서 왜 안 되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고 생각해보니, 앞으로 자라면서 아이에게 가르쳐야할 것도 너무 많고, 신경써야 하는 것도 너무 많습니다. 타종교인들과 친구가 될 때에 조심해야 하는 것이 무엇이며, 무엇보다도 왜 타종교인과는 연애할 수 없는지도 가르쳐야 합니다. 특히 요즘은 동성연애의 위험에서부터 아이들을 지키는 것도 무척이나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일일이 좇아다니며 가르칠 수도 없고, 또한 말한다고 해서 순순히 따라와준다는 보장도 없으니, 아이들 키우는 것이 두려울 뿐입니다. 주변에서 자녀들 때문에 고민하며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왜 셋 씩이나 주셔서…’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결국 결론은 하나님께 맡길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자녀를 어떻게, 어떤 사람으로 키우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노력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고 또 경험합니다.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은 변수가 있어서 노력한다고 되지 않는 일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니, 하나님께 맡기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부모된 자들로서 하나님을 섬기는 바른 모습을 스스로 실천하여 보여주며, 자녀를 위해 기도할 뿐입니다. 그런데, 세상 모든 일이 그렇습니다. 계획하고 생각한대로 되는 일이 어디 하나라도 있던가요? 하나님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내려놓아라! 그러면 내가 역사하리라!’ 말씀하시는데, 왜 이리도 내 욕심을 버리기가 쉽지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God is at work! 하나님이 역사하십니다. 잠잠히 주의 역사를 기다리는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소원합니다.

박현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