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아이들과 볼링을 쳤습니다. TV에서 볼링 치는 장면을 보고는 아이들이 원해서 오랫만에 온 가족이 나가서 볼링을 쳤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저녁으로는 맥도날드를 먹자고 제안했습니다. 오랫만에 온 가족이 즐기러 나왔으니 볼링을 치고 나면 맥도날드를 가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민 1세대라 밥이 좋았습니다. 집에 이미 끓여놓은 찌게도 있으니 집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볼링을 치는 내내, 아들은 맥도날드 노래를 불렀습니다. 밑에 두 아이들도 덩달아 맥도날드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래서 제가 내기를 제안했습니다. 볼링을 쳐서 아빠가 이기면 집에 가서 밥을 먹고, 아들이 이기면 맥도날드를 가는 내기를 제안한 것입니다. 너무 오랫만에 치는 볼링이라 첫 번째 게임을 제가 너무 못쳤습니다. 아들의 점수가 저보다 조금 높았습니다. 그래서 아들이 아빠를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나봅니다. 저의 내기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저는 ‘아빠한테 져도 절대 울면 안 되고, 그래도 맥도날드 가자고 조르면 안 된다’는 확답을 받고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결과는? 물론 제가 이겼습니다. 저는 슬슬 볼링감을 잡았고, 아주 큰 점수차로 아들을 이겼습니다. 어린 사람들은 심리전에 약합니다. 약간의 Trash Talk(기죽이는 말)으로 마음을 흔들어놓았더니 쉽게 이길 수 있었습니다. 아들은 맥도날드 가고 싶은 마음을 포기했습니다.

하지만 볼링 게임이 끝나고 나서 저는 맥도날드로 운전해갔습니다. 아들이 먹고 싶어하는 햄버거를 사주고, 저는 집에 와서 밥을 먹었습니다. 게임에서는 제가 이겼지만, 내기를 제안한 처음부터 제 마음은 이미 정해져있었기 때문입니다. 누가 이기든지 간에, 그토록 먹고 싶다는 햄버거를 사줄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아들이 저를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비록 처음에는 감을 잡지 못해서 점수가 좋지 않았어도, 체력적으로나 실력으로나, 그리고 경험으로나, 아들이 저를 이길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저는 처음부터 맥도날드 햄버거를 사줄 마음이었으나, 그래도 내기를 제안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스스로 이겨보려고 노력하는 것도 배워야 하고, 패배를 인정하는 것도 배워야 하며, 또한 은혜가 무엇인지도 배워야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아버지이십니다. 하나님은 이미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시려고 마음을 정하셨습니다. 우리의 어떠함과는 상관없이, 우리를 택하여 자녀 삼으신 하나님은 언제나 최고의 선을 우리에게 주실 것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우리로 하여금 기도하게 하시며, 많은 일에 수고하게 하십니다. 일에 따라 보상하시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을 알아가며, 은혜를 알아가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어떤 상황이든지 낙심하지 맙시다. 그리고, 무슨 일이든지 최선을 다합시다. 이미 우리 아버지는 마음을 정하셨기 때문입니다.

박현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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