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비가 너무 자주 옵니다. ‘시카고가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 도시였나?’싶을 정도로 비가 옵니다. 비가 너무 자주 오니까, 슬슬 짜증이 밀려 옵니다. 우산을 써도 옷이 조금씩 젖기 때문에 싫고, 더욱이 비가 올 때에 차를 타고 내리는 것도 불편합니다. 쓰고 있던 우산을 접어서 차에 넣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의자며 옷이며 물에 젖기 때문입니다. 어제는 아이들이 공원에 있다고 해서 아이들을 데리러 갔는데, 공원 잔디에 아직도 물 웅덩이가 많았습니다. 걷기도 불편하고, 신발에는 진흙이 묻으며, 벌레가 많아졌습니다.그런데 오늘 또 이렇게 비가 오니 ‘언제나 잔디가 뽀송뽀송 해질까?’염려가 됩니다. 주말에 축구하는 아이가 있는데 ‘축구는 할 수 있으려나? 한번 넘어지면 옷이 다 망가질텐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비가 오는 것이 싫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는 이 비가 너무 소중하고 감사한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몇 년 전, 비가 너무 오지 않아서 사과 농사가 잘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애플 픽킹을 가야 하는데, 비가 너무 오지 않아서 픽킹할 사과가 부족하다고 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농사를 짓는 사람이든지,혹은 우산 장수라든지, 어떤 이들에게는 비가 오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그런 사람들을 생각하면 내가 조금 불편한 것도 감수할 줄 알아야 합니다. 세상은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니고, 수 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나만 좋자고 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버려야 하겠습니다. 조금씩 서로의 불편함을 참고 감당하는 것이,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중서부 어떤 곳에서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물난리가 나고,토네이도로 인해서 수 많은 사상자를 낳았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이는 또 너무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비가 오는 것이 좋은 일이고, 어떤 이에게는 비가 오는 것이 좀 짜증나는 일인데, 또 어떤 이들은 비로 인해서 많은 피해를 보니, 도대체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비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에도 분명 하나님의 뜻하신 바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큰 피해를 입은 자들의 안정과 회복을 위해 기도하고, 위로하며, 할 수 있는 대로 도움을 주고자 힘써야 할 것입니다. 비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입장이 이렇게 다 다릅니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습니다. 그러니, 내 입장 만을 고집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모든 일에는 하나님의 뜻하신 바가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박현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