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오후에, 담임목사로 20년간 사역하시고 은퇴하시는 목사님의 원로목사 추대식이 있었습니다. 저의 친척 형님이시기 때문에 저도 참석했습니다. 저는 원로목사 추대식을 위해서 참석했지만, 추대식 뿐 아니라 새로운 담임 목사님의 위임식과 선교사 파송식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1부 예배를 시작으로, 담임목사 위임식, 원로목사 추대식, 선교사 파송식, 이렇게 총 4부로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예식이 꽤 길 것으로 예상했는데, 제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원래는 1시간 45분을 예상했었다고 하는데, 예상보다 1시간이나 더 길어져서, 2시간 40분이나 되었습니다. 예식이 너무 길어지다 보니까, 중간에 사회자가 “여러분, 지루하시죠?” 이렇게 질문했는데, 곳곳에서 “네!” 하는 대답이 나왔습니다. 아마도 “괜찮습니다”라는 대답을 바라며 질문했을 텐데, 조금 민망한 순간이었습니다. 한 교회에서 20년을 사역하고 은퇴한다는 것은 정말 하나님께 감사할 일이며,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새로이 담임 목사로 위임하는 것이나, 선교사로 파송 받는 것은,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고 축복을 받을 일입니다. 그런데 예식이 너무 길어지면서 조금 흠집이 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1시간 45분으로 준비한 예식이 한 시간이나 더 길어지게 된 것은, 저는 순서를 맡은 목사님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목사님들은 원래 말하는 것 좋아하기 때문에, 설교 시간 외에는 마이크를 맡기면 안 됩니다. 순서를 맡았다면, 자신이 맡은 순서가 무엇 하는 것인지를 알고, 할 말을 준비해서 와야 합니다. 몇 분이 할애되었는지 알고, 시간을 지켜야 됩니다. 다른 이야기 하고 싶은 유혹이 있어도, 꾹 참고 개인적으로 이야기하든지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영광스러워야 할 예식이 짜증스럽게 변하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사회 보시는 분도 농담이나 사담을 이야기하고, 축사를 맡으신 분도 축하의 메세지가 아닌 개인적 경험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순서가 너무 많다고 생각했는데, 저마다 한마디씩 덧붙이다 보니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목사들은 마이크 주면 안 된다는 것을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도 일상에서 필요 없는 말들을 너무 많이 합니다. 의미 없는 말들이 난무하여 시간을 낭비하기도 하고, 생각없이 던진 말이 상대방에게 비수처럼 꽂히기도 합니다. 필요한 말을 하며, 할 말을 준비하는 훈련이 우리에게도 필요합니다. 혹 구역 예배 드리실 때, 잘 생각해 보세요. 내가 말할 때 사람들의 표정이 변하지 않나 살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박현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