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이마에 검은 재로 십자가를 그리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셨을 것입니다.주로 천주교인들이나 감리교인들, 그리고 일부 장로교인들 입니다. 이렇게 검은 재로 이마에 십자가를 그리고 다니는 이유는, 지난 수요일이 바로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 이었기 때문입니다. “재의 수요일”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회개할 때에 재를 덮어 쓰고 기도했던 것처럼,재를 이마에 바르고 죄를 회개하는 날입니다. 그리고 “재의 수요일” 다음 날부터, 예수님의 부활을 기다리는“사순절”이 시작이 됩니다. 사람들은 사순절 기간 동안에, 금식 등을 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통에 동참한다고 생각합니다.그렇게 40일이 지나서 부활절을 맞이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작년에도 비슷한 글을 썼듯이, 개혁주의 교회에서는“재의 수요일”이나 “사순절”을 지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절기들은 성경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로마교회가 지켜오던 전통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미국 사람들은 평소에는 교회에 출석하지 않고,신앙 생활도 제대로 하지 않다가 “재의 수요일”에 이마에 재를 바르고, 사순절 기간 동안에 약간의 고통을 육체에 더함으로 인하여,마치 기독교인으로서의 의무를 다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는 매일이 사순절이요, 매일이 부활절이어야 합니다. 육체에 약간의 고통을 더함으로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동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우리의 자아를 죽이고, 내 안에 그리스도 만이 사시도록 함으로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동참하고,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교회력으로 전 세계의 교회가 정해 놓은 부활절이 다가옵니다.이번 년도에는 4월 21일이 부활절입니다.우리는 매일 십자가를 지고, 우리는 매일이 부활절이어야 하지만, 그래도 교회력으로 정해놓은 부활절은 더욱 특별히 보내야 할 것입니다. 단지 하나의 의미없는 절기로 보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내가 아는 지인이 상을 받아서 지인의 기쁨에 동참하는 것과 내가 상을 받아서 기쁜 것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로 인해 기뻐하는 것과 예수님의 부활이 나의 부활이 되어 기쁜 것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번 부활절은 예수님의 부활이 곧 나의 부활이 된 기쁨에 참여하시기를 바랍니다.그러려면 죽어야 합니다. 죽어야만 부활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다가오는 부활절을 준비하면서 우리 자아를 죽여 내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경험하기를 바랍니다. 하나의 형식처럼 금식하고, 육체에 고난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나쁜 습관들, 버려야할 죄악들을 하나님 앞에 내려 놓고 철저히 회개하고,변화를 추구합시다. 잠시 내려놓는 것이 아니라, 영구히 버려야 합니다. 더욱이 이번 부활절 새벽 연합 예배도 우리 교회에서 있습니다.다가오는 부활절을 잘 준비합시다.

박현수 목사